낙동정맥 가사령에서 질고개 111108
코스 : 죽장 가사령(09:40) - 통점재(11:20 점심) - 805봉(13:20) - 청송 질고개(15:20)
시즌 OFF!
금빛 가을 끝나고 꼿꼿 칼칼한 11월, 꽃도 잎도 가고 눈 아직 오지 않은 낙엽의 계절이다.
금방이라도 비뿌릴 듯 무거운 하늘만큼 몸 또한 무거웠으나, 심심 태백산맥길 진종일 낙엽이나 밟고 싶었다.
허나 내내 조망없어 은근히 지루하게 느껴지는 코스. 엔진톱 들고 가서 시야 가리는 나무들 확 좀 쳐냈으면 싶은 대목들 많다. 분지마을 상옥과 구비구비 옥계, 비경 감춘 북으로 먼 주왕, 크고 부드럽게 구비치는 내연산릉 건너보며 가는 길의 눈目 꼭 닫혔으니 자못 아쉬울 따름이다. 산줄기로 이어가는 국토순례자 혹은 지리탐구 답사꾼들에겐 그날 그날과 전후의 산줄기를 한 눈에 굽어보는 조망 확보가 무엇보다 요긴하고 보람차다. 죽장 청송 오지산길, 조망 요충 몇 군데 벌목한다고 산세 바뀌고 산깊이가 다칠까?
지자체들, 대간길 뺀질하게 닦거나 시설물 놓는 쓸데없는 수고 그만하고, 대간정맥 본래의 뜻을 살려 산줄기 물줄기 흐름을 요연히 살필 수 있는 포인트들이나 좀 충실히 확보해 주었으면 싶다. 울울창창 기름지기만 할 게 아니라, 곳곳 눈 뜨여 도도히 흐르는 맥이 느껴지고 쉼없이 흘러가는 시공의 덧없는 아름다움 음미할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가사령에서
상옥분지 왼쪽 능선, 저기가 가야할 쪽인가...
임도에서 돌아보다
오늘은 많이 힘든 산행이었다. 소화불량으로 속 더부룩하니 무거운데 초반부터 넘 힘 뺀 탓이다.
가사령에서 임도따라 편히 들면 될 걸, 가파른 절개지 조망 보려고 냉큼 올라섰다가 첫 봉우리 넘느라 괜히 힘 빼고...
몇 걸음만에 오늘따라 몸 무거운 걸 깨닫고 수월하게 가겠다며 능선 아닌 오솔길 접어들었다가, 아니다 싶어 다시 길없는 산비탈 따고 오르고....
이래저래, 일행보다 십분 정도 처졌는데 평소와 달리 도저히 따라붙을 기력이 없다.
어지간한 오르막에서도 눈꺼풀 처지며 졸립고 몸 무겁지만, 적막강산 심심산길 홀로 뒤처져 어슬렁 가는 맛만은 좋다.
간밤 비에 젖은 나무들, 유난히 짙고 어둡다. 피로한 눈으로 보니 더욱 몽롱하기만...
볼품 없는 정경들이나마...
통점령 전 유일 조망처에서 건너본 성법령
구름 얹힌 괘령산
통점재 이르러서야 겨우 후미로 가는 짱 만나고...
통점재 건너서 돌아보다. 왼쪽부터 향로봉 매봉 괘령산
청송 부남쪽
통점재 이후 706봉 치오를 기력도 없으니 일찌감치 점심 먹고...
낙엽능선길 다시 이어간다
참나무 낙엽도 여러가지다. 플라타너스 잎 닮은 이 넘들은 오르내림에선 좀 미끄럽다.
종일 낙엽의 진향 맡으며 걷는 길...
805봉 오르며 돌아보는 향로봉
질고개 향하여 방향 틀면, 북으로 조망 참으로 좋을만한 곳 연이어 나타나지만....
숲에 가려 당최...
산불초소 조망 기대하며 부지런히 간다
산불초소에서 주왕산 방면.
맨 왼쪽봉이 무포산, 가운데에서 좀 오른쪽 까칠한 봉이 별바위, 맨 뒤로 대돈산, 왕거암 등일 듯...
조금씩 당겨본다.
팔각 무장산
남쪽
서쪽
드디어 질고개 직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