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여행/지리 설악 제주

지리 국골에서 3

숲길로 2010. 7. 22. 14:14

 

입 좀 다무시고~~ 

 

우아함 돋보이던...

그런데 실물보다 너무 볼품이 없다. 실제 높이는 7~8m 정도?

폭포 규모 가늠되게 좀 바싹 들어가보랬더니 물보라 때문에 추워서 못 간단다. 너무 도도한 모델이다.

나 역시 렌즈에 물 튈까 싶어 더 다가서질 못한다.   

 

 

 폭포 상단에서

 

 

  점입가경~~

 

 

 우회하며 본 모습

 

 폭포는 끝없이 이어진다.

 

 

 먼산릉 돌아보며...

  또 폭포...

 

 

  역시 우회하며.

  황홀하기만 하던 저 모습을 몇 시간 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시 보리라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폭포 상단에서

 

  또 폭포... 슬슬 질린다.

우회하며 굽어보다

 

 연이은 폭포 잦아들고 물길 다시 부드러워진다.

 

 

  저 폭포 앞에서 길은 골을 비켜난다. 궁금한 저 너머에서 물길은 두류봉과 하봉 쪽으로 나뉠 것이다.  

  다른 계절이라면 오를만해 보이는데, 과연... ? 

 

능선 치오르는 가파른 사태 지역.

 

도중에 잠시 쉬며 건너본 계곡의 폭포. 두류봉 방향 상류겠다.

 

숨차게 올라 동부릉에 붙으면 두류봉 북쪽 5분 남짓한 곳. 리본들 즐비하다.

두류봉 올라도 안개만 일렁이고 조망 전혀 없다.

 

능선에서 

 

하봉 역시 안개속

  

  초암릉 접어들어. 

초행인 초암릉도 만만치 않은 거리다.

계곡에서 물구경 하느라 워낙 지체하였으니, 해 떨어지기 전에 하산하려 맘이 바쁘다.

 

안개 속에서 똑딱거릴 건 자꾸 눈에 들고... 

 

맘은 급한데 너무 방심했던 걸까, 길이 자꾸 내리꽂는다. 아차 싶어 둘러보니 흐리게 안개 덮인 능선이 오른쪽에 와 있다. 그럼 지금 칠선으로...?

까이꺼, 시간만 된다면 애당초부터 그럴까 싶었는데 잘 됐네, 대륙폭포골만 빠져나가면 칠선 주등로는 좋을 터이니... 

 

 

참으로 야무진 착각이었다. 짱이 국골로 떨어지는 거 아니냐며 의심했을 때조차, 오른쪽 저기 안개속에 보이는 게 초암릉 아니냐며 반문했다. 확신이 너무 완강하여 나침반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물소리 요란해지며 가파르던 능선길이 왼쪽 계곡으로 처박힐 즈음... 오른쪽으로 틀어야 하산길이 단축되는데 왜 왼쪽이냐고 투덜대며 그제야 나침반을 꺼내본다.

오잉?? 서쪽이나 서남쪽 향해야 할 길이 북쪽을 향하고 있다. 그럼 국골?!

머릿속이 하얘진다. 허나 거의 다 내려왔으니 치올릴 수도 없다. 그냥 간다. 계곡 만나기 직전엔 밧줄 보이고 사태난 바위들도 어수선하다. 대체 국골 어디쯤일까...   

 

국골 만나서 내려온 길 돌아보다 

 

미끄럽고 가파른 길 내려서며 무겁게 처박혔던 고개 쳐드니,

아뿔사, 좌골 마지막 폭포!! 

무시무시한 낭패감 엄습하며, 그토록 황홀하고 아름답던 천상의 풍경이 일순간에 지옥도로 변한다.

다섯시가 넘었다. 어두워지기 전에 국골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지치고 긴장한 몸, 가파르고 위태한 폭포 우회길이 멀기만 하다. 오를 땐 하염없이 어슬렁거렸던 골짜기, 이젠 필사적으로 내쳐 걷는다. 짱도 묵묵 말이 없다.

가파른 구간과 물 건너는 곳도 다 지나고 나서 비로소 한숨 돌리며 랜턴 점검한다. 다행 국골은 해지는 방향으로 날머리 향하고 있어 저물수록 더 환해지는 듯하다. 이왕 늦을 거, 해 있을 때 땀 좀 씻고 가자 하니 해 있을 때 더 가야 한단다. 아직 안 된단다.

닭짓한 멍청 가이드가 할 말이 있남유, 그러라면 그래얍지요...

한없이 여유로왔던 오전과 달리 줄창 걸으니 예상보다 하산이 빠르다.

  

공개바위 있는 집에 다다르니 노을이 진다. 하늘빛 비로소 눈에 든다.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여유롭고도 바빴던, 즐겁고도 암담했던 오늘 산행이 마무리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