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토왕성폭에서 화채릉 망경대로 090705
코스 : 설악동 소공원(04:30) - 비룡폭포(05:00) - 토왕골 - 토왕성폭 아래(06:10) - 칠성봉 암릉(09:00 식사) - 칠성봉 - 화채봉(11:35) - 망경대(12:50) - 양폭산장(13:40) - 비선대 - 주차장(15:40)
여름 토왕폭과 화채 망경대.
전반적으로 구름 속 헤매었으나 몇몇 포인트에선 조망 트여 아쉬움 덜하다. 대기는 무척 습했고 가뭄 심하여 계곡 수량은 넉넉한 가을물보다 못했다. 여태 본 여름 설악 중 최악인 듯.
토왕골 거쳐 토왕폭 바라보다 오른쪽 지능선 돌아 오르는 코스, 상당히 힘들다. 산길이라기 보다 직벽 그냥 엉겨붙어 오르는 형국이다. 바위가 젖어 더욱 그렇게 느꼈겠지만, 릿지 아니라면 용아릉조차 그토록 위태로운 곳은 없다. 젖고 가파른 바위들도 조심스러웠지만, 무엇보다 기존 고정로프들이 낡고 부실하여 선뜻 매달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낙석도 매우 조심스럽다.
동행한 ㅅ산악회 송대장이 곳곳에 자일을 설치하여 다행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애당초 별도 장비 도움없이 기존 시설물에만 의지하여 오르려 했던 내 요량이 오늘같은 날씨엔 퍽 무모했다 여겨진다.
개인산장이던 양폭은 공단으로 넘어갔다. 망경대에서 내려서는 지점이 산장에서 빤히 보이고 공단 직원이 늘 노려보고 있으니 예전처럼 적당히 어떻게 해 볼 도리는 없어졌다.
비룡폭 가는 길에
비룡폭? 고딩시절 수학여행 후 첨이라 조금 낯설다.
토왕골 가며
하늘에 걸린 토왕폭
예쁜 폭포가 있어...
골골마다 잠긴 구름들 오르는 아침, 계곡 좌우 암봉들 끝은 아직 구름 속이다.
거친 계곡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 오른쪽이 토왕폭 협곡이다.
협곡 오른쪽 바위벽을 가로질러 가게 된다.
이렇게...
토왕폭 전망대에서.
상단폭은 아쉽게 구름에 잠겨버렸다.
한참 머무르며 쉰다.
바로 앞에 보이는 협곡 거슬러 하단폭 아래까지 가기도 하지만, 실제로 보니 제법 가파르고 암반이 젖어 위험할 듯하다.
그래서 오른쪽 지능선 자락을 감돌아 뒤로 오른다. 그 코스 또한 상당한 급경사, 장난이 아니다.
당겨본 하단폭
'별을 따는 소년'이란 낭만적인 이름이지만
상상력 고갈된 우리의 중론은 별 따는 두꺼비^^
지능선 뒤돌아 날등에 오르니 다시 폭포가 보인다.
토왕성은 하늘길이었다. 쏟아져 내리는 게 아니라 비천하는 물이다.
하늘에 닿는 저 물길 옛사람들 먼 별자리의 꿈에 닿아 필시 그 이름 붙었으리라...
노적봉도 잠시 나타난다.
다시 안개 속으로...
이 구간이 가장 조심스런 곳이다. 낡은 로프 달려 있지만 미덥지 못하다.
가파르고 젖은 바위가 무척 미끄러워, 먼저 오른 송대장이 꼼꼼히 자일을 설치한 후 모두 안전하게 오른다. 이후 구간도 몇 차례 급경사 바윗길인데, 고정 로프는 너무 약하고 낡아 보여 역시 별도 자일 이용하여 올랐다.
퍼온 사진인데, 노적봉에서 본 토왕성 폭포.
올랐던 길이 대충 가늠된다.
안개구름이 엷어지는 듯...
마지막으로 건너다본 폭포.
이후론 한동안 안개 속이다. 밤새 낮게 깔려 있다가 떠오르는 운해 한가운데 잠겨 버린 듯.
보이는 게 없으니 이런 애들이 더욱 예뻐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