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여행/지리 설악 제주
지리산 눈산행 081128
숲길로
2008. 12. 1. 18:52
코스 : 중산리 - 장터목 - 제석봉 - 천왕봉 - 중산리 (여유롭게 7시간 반)
먼 산에 눈이 내렸다. 다시 지리산을 오른다.
중산리에는 바람만 거세게 불었다. 올 겨울 첫 눈산행인데 찬바람 구름 속인들 어떠랴 싶었다.
보란 듯 앙상해지는 골짜기의 나뭇가지들. 지난 계절의 금빛 치장이 허세였단 뜻은 물론 아닐 게다. 오채五彩의 허虛와 실實을 이미 내려놓았으니, 바람 속에 맑아진 뿌리가 광물처럼 단단해지는 시간일 따름.
돌아 보건데, 십일월 햇살 아래 나무들은 차츰 투명해지며 조금 덜 존재하다가 마침내 사라지기로 맘먹은 듯했다. 그러나 단풍꽃 턴 자리에 돌아온 눈꽃은 두문杜門이었다. 저마다 꼭꼭 걸어 잠근 수억 채 지리의 별궁들이었다.
계절은 늘 빛과 바람의 서사였음을 아주 잠깐 잊었던 것이니, 춥지 않은 겨울, 바람은 날로 가벼워지고 안개는 나날이 두터워진다. 하루 낮 하루 밤 사이에 명멸하는 빛과 물의 나라를 바람처럼 가벼이 다녀온다.
초겨울 홈바위골 분위기가 그럴듯하다.
메말라 열매처럼 더욱 붉어지는 단풍잎...
저들이 보고 있는 건...
홈바위교 직전
홈바위교에서 올려다보다
유암(홈바위)폭포
통신골 입구와 당겨본 모습
적설이 제법이다.
산허리에 감긴 안개, 길은 점차 구름 속으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