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향로산(071013)
코스 : 표충사 아래 무료 주차장 - 매표소 직전 오른쪽 임도 - 300m 쯤에서 오른쪽 시멘트길(국제신문 리본) - 대추밭 직전에서 왼쪽 산길 - 울창한 능선 숲길 - 오른쪽으로 능선을 우회하며 - 향로재 - 822봉(왕복) - 향로재 - 향로산 - 재약봉 가는 능선 - 917봉 - 869봉 - 칡밭 - 협곡 굽어보며 - 임도 횡단 - 표충사 - 주차장(총 7시간 걸림. 4시간 반쯤 걷고 나머지 시간은 먹거나 놀았음)
더운 날씨에는 오를만한 산이 아니겠다. 초입부터 꽤 가파르고 전망없는 울창 숲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계절은 이미 가을, 서늘한 바람소리 들으며 윤기 잃어가는 활엽 숲길을 호젓하게 걷는 맛은 그만이다. 토요일임에도 재약산 임도를 만날 때까지 아무도 보지 못했다. 대신 산식구들만 만났다. 향로재 직전 수십미터 거리에서 으르릉대는 멧돼지 두 녀석을 만나 나무 뒤에 숨기도 하고 칡밭에선 길 가운데 또아리 튼 뱀을 밟을 뻔 했다...
당초 822봉으로 곧장 오르려 했는데 흐린 갈림길에서 향로재 길로 들어버렸다. 조금 편한 우회로라 여겼으나 줄곧 산비탈을 따라가더니 향로재에 닿는다. 822봉이 궁금하여 왕복한다(30분 소요). 5분 거리에 헬기장 2개가 있지만 숲에 가려 조망은 그리 좋지 않다.
향로산 정상은 영남알프스 조망처로 유명하다. 빈 말이 아니다. 매우 아름답고 시원스런 조망이다. 하늘이 제 집인 까마귀도 줄곧 정상석 주변을 맴돈다. 안목 있는 놈인가 보다. 재약산 다녀온 게 얼마 전인데 굽어보는 계곡과 능선들은 제법 누른빛이 감돈다.
조망 산행 취향이라 예전엔 깨끗한 날씨가 좋았다. 언제부턴가 조금 흐린 듯 뿌연 날씨도 싫지가 않았다. 맑은 날에 볼 수 없는 원근감의 산빛들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정상을 내려서면 걷기 좋은 능선길. 오른쪽은 가파른 절벽 비슷하지만 길은 조망없는 숲 사이로 이어진다. 지루해질만하니 조망대가 있다. 돌아보는 향로산 바위벽이 멋진 곳이다.
곧 우회로가 나타난다. 나무들을 헤치며 날등을 따르니 제법 조망이 시원하다. 배냇골 선리 방향 계곡과 오룡산 염수봉 능선이 한 눈에 든다.
흐린 갈림길 하나 지나고 뚜렷한 선리 갈림길도 지난다. 오른쪽으로 억새밭이 이어지지만 길과 억새밭 사이엔 관목 덤불이 가로막혀 들어갈 수가 없다. 아쉽다.
또 갈림길이 있다. 오른쪽이 더 뚜렷하고 리본도 많다. 나침반을 꺼내보니 직진의 왼쪽길은 의외로 정북향. 칡밭향인데 계곡이 아니고 어째 능선길이다. 의문이 들지만 더 고민않고 재약봉쪽으로 한 봉우리를 더 넘어 칡밭으로 내려설 요량으로 오른쪽길로 진행한다. 조금 미끄러운 찰진 흙길로 가파르게 떨어진다. 이리 기복 심한 능선이었던가...? 조금 이상한 느낌을 가지면서도 한참을 내려서니 작은 억새밭이 나타나고 시야가 트인다. 오른쪽 하늘에 능선이 걸린다. 엥?? 어느새 칡밭길로 들어서버렸나? 어디서 갈림길을 지나쳤지...?
칡밭의 빈 토담집이 있는 삼거리에서 지도 3개를 같이 놓고 비교해 봐도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 추측컨데 917봉 갈림길을 선리 갈림길로 착각하고 869봉으로 진행했다가 거기서 칡밭쪽으로 내려선 듯하다. 지도에는 없지만 869봉에서 칡밭으로 내려서는 뚜렷한 길이 있고 그리 내려선 것이다. 잠시 선리쪽 전망이나 볼까 하여 내려섰다 돌아온 그 길이 옳은 방향이었다. 하긴 리본도 그쪽으로 더 많았고 지도대로라면 부근에 있어야 할 전망바위도 보이지 않았다... 그 때 나침반을 확인했어야 했는데 그 이전 흐린 삼거리를 917봉 갈림으로 여기고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못내 아쉽다...
학암폭포나 보리라 기대하며 내쳐 간다. 그러나 곧 길은 계곡을 벗어난다. 까마득한 벼랑 아래로 물소리만 요란할 뿐이다. 임도 건너 표충사 계곡 만나기 직전에서 학암폭포를 지나온 물로 목욕을 하고 표충사와 매바위 마을을 거쳐 산행 끝...
들머리 민박집 담장이 예뻐서...
들머리 임도에서보는 재약산 - 왼쪽이 수미봉 오른쪽은 문수봉
매바위와 필봉
향로재까지 이어지는 울창한 숲길
822봉에서보는 천황산과 재약산
향로산 정상에서 보는 신불능선(간월에서 염수까지). 앞에는 가야할 능선
당겨보다 - 영취산에서 함박, 죽바우, 시살등까지
백마산 너머 산과 산들... 토곡 금오 만어...
조금 오른쪽 - 멀리 구름 위에 솟은 산은 창녕쪽 그 산들...?
삼박골을 굽어보며
골프장 너머 보이는 게 오봉산?
조금 이동하여 다시 한번...
밀양호
정상에서 배터리가 떨어져 더 찍지 못했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