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 성삼재 - 노고단 - 피아골 삼거리 - 피아골 - 직전마을 (여유롭게 6시간 남짓)
크고 작은 수천 수만 채 빛의 궁전들, 승천하는 나무들
필시 활활 벗어 던지려는 핑계삼아 저리 마구 뜨거워지는 것일 게다.
어쨌거나 저 해탈의 열락, 보고만 있어도 마당 가득 덩달아 더워지는 날
피아골, 이름을 알겠다. 무거운 유래 팽개치고 너와 나, 너나, 너나... 되뇌면서 서로의 경계마저 저 빛에 날려보내고 있다.
하늘 푸르지 않아도 빛기둥 가을을 쉼없이 지어올리는 숲은
빛으로 가는 잎과 빛을 삼키는 뼈
마냥 눈부신 그들, 맹목의 추종자 몇 쯤 거느린다면
피아골,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는 나무의 생애는 해탈의 역사라 불러도 좋을 터 .
무넹기 전망대에서 굽어보다. 하늘 흐리고 안개는 막막하다.
차마 사라지고 싶은 산들...
조망 아쉬워하기보다 안개가 감춘 것들을 상상해 본다.
노고단은 바람이 사나웠다. 정상부를 살짝 비켜 반야가 어렴풋하다.
다시 왕시리봉릉...
노고단 내려서며 본 반야
능선의 나무들, 겨울로 고요해질 준비가 다 된 거다.
해볼테면 해보란 듯...
둥근 돼지평전, 봄날엔 진달래 만발하는...
왕시리봉릉을 다시 돌아보다
피아골 삼거리 지나 지능선 접어든다.
멀리서 보기엔 지능선 단풍빛도 고왔는데 여긴 막 겨울로 접어드는 풍경.
조금 더 내려서니 참나무가 곱게 물들고 있다. 가지엔 불멸의 상징 푸른 겨우살이...
농익은 단풍 골목.
길이야 닳고 닳아 반질반질하지만 단풍빛만은 지리산 아니면 만날 수 없는 그것.
평일이라 꽤 조용하다. 피아골 가을답지 않게 오르는 이 서넛 만났을 뿐...
산장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꽤 많다.
몇 년만인가, 피아골 산장은 낯설듯 말듯한데 햇살도 없는 무르익은 단풍 숲 한가운데 자못 그윽하게 앉았다.
사진 한 장 찍으려다 화면 속 사람들이 너무 많다. 실례인 듯하여 포기하고 총총 돌아선다.
계곡으로 내려서 죽 따라가보고 싶은데 지저분할 정도로 출입금지 팻말을 달아 놓았다.
에라, 말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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